버드맨이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다. 버드맨 예고편 동영상을 보면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환타지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 영화 내용은 환타지를 무참히 깨는 현실적인 내용이다. 쉽지 않은 영화이고, 소위 말하는 유쾌하기보다 작품성과 전달하는 메시지가 묵직한 예술적인 영화다. 다만 왜 이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잔뜩 받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버드맨 예고편, 줄거리 및 버드맨에서 흥미로웠던 디스 열전을 주관적으로 정리해본다. 스포 만땅이니 주의!!
버드맨 공식 예고편 동영상
버드맨은 예고편 동영상부터 완전 강력하다.
버드맨 줄거리
버드맨은 아이언맨, 슈퍼맨 같은 왕년의 히어로였다. 혹시 슈퍼맨, 플래시맨처럼 진짜 유명했던 캐릭터인줄알고 찾아봤으나, 실제로 미국에서 있던 유명 히어로 캐릭은 아니라고 한다. 극중 인물.
버드맨 3편까지 찍으며 열라 유명했던 리건 톰슨은 이제 돈도 거의 다 날리고 한물 간 배우가 되었다. 리건 톰슨이 재기의 무대로 선택한 것은 할리웃 영화가 아니라 연극이었는데, 자신이 제작, 각본, 주연을 맡으며 발버둥치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 고스란히 그려진다. 반전 영화가 아닌 이상, 대부분 줄거리는 단순하다. 그러나 이 줄거리를 풀어내는 과정이 기가 막히게 흥미롭고 사실적이다.
버드맨 후기
나는 버드맨 예고편 동영상을 보고 환타지 영화인줄 알았다.
이런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이게 환타지 영화가 아니라 거의 다큐영화라고 생각하는게 이상한거 아님?
게다가 주인공은 왕년의 슈퍼 히어로 버드맨이니까, 환타지 액션물처럼 갈 줄 알았다.
봐봐. 예고편에 이런거나 검은 날개 나오니까 환타지 같아 보이지 않음? 그러나 이런 장면은 그냥 훼이크다. 실제 영화는 구질구질하고 궁상맞기 이를데없다. 너무 궁상맞게 사람의 바닥까지 파헤치는 느낌이다. 다 보고 나면 김기덕 감독 영화의 헐리웃 버전을 본 듯하게 찝찝하고 어리둥절하다. 그래서 이 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한움큼받으며 주목받았을 듯.
버드맨 실존 인물 디스 열전 ㅋㅋㅋ
버드맨을 즐기려면 미국 영화에 대한 이해가 좀 있어야 할 것 같다. 버드맨은 실제 있었던 캐릭터가 아니지만, 극중에 픽션처럼 실제 인물들이 나오고 수많은 배우들을 폭풍 디스한다.
#1 김치 디스
한국에서 예민한 부분이다. 영화 첫 장면에서 버드맨 딸에게 꽃 좀 사오라고 하는데, 꽃집 주인이 한국인이다. 버드맨 딸뇬이 꽃집 주인에게 쌍욕을 하면서 ‘이 집의 꽃들은 썩을 김치 냄새가 난다’며 성질을 낸다. 나쁜뇬 ㅡㅡ^
#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디스
아이언맨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여전히 인기인 뉴스가 나오자, 버드맨은 분노한다. 자기보다 연기도 못하고 별볼일 없는 것이 깡통옷을 입고 설쳐대며 더 인기가 있는 꼴을 보기 싫다는 것이다. 몹시 진심같아 보인다.
# 조지 클루니 디스
조지 클루니와 함께 비행기를 탔는데, 조지 클루니가 자신보다 유명해서 신문 기사에는 자신의 이름은 안 나오고 조지 클루니가 탔던 비행기 사고만 나올것이 화가 났다고 한다.
# 모 배우 디스
마이클 잭슨과 같은 날 죽은 덜 유명한 배우를 디스한다. 사람들이 마이클 잭슨의 죽음만 기억할 뿐 그 사람의 죽음은 기억 못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죽어도 그럴 것 같다며 두려워한다.
# 맥 라이언 디스
버드맨 코가 다치자 맥 라이언이 코수술 받은 성형외과에서 하면 된다며 맥라이언 디스를 한다.
# 전반적인 할리웃 디스
할리우드는 작품성없이 스타를 파는 곳이라며 뉴욕 브로드웨이가 훨씬 우수하다는 듯한 뉘앙스로 깐다.
영화 전체가 디스로 똘똘 뭉친 영화 같다. 그래서 미국인들, 특히 영화 관계자들에게 신선하거나 충격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와 같이 가볍게 즐기고 싶은 관객이 예고편보고 환타지물인줄 알고 봤다가는 실망하기 딱 좋은 영화다. 다 보고 나면 김기덕 감독 영화보다는 덜하지만 찐득한 기름때 묻은 느낌이다.